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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의 기적'을 서울 강북구가 벤치마킹 한다구요?


7대 강북구의회 해외연수, 실상은 ‘관광성 외유’?


'베두인(아랍 유목민) 캠프의 전통 바비큐는 너무 많이 타서 나온 게 흠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호주와는 달리 재화가 부족하고 수출산업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바, 새로운 수출산업을 모색하여 부족한 재원을 마련하여 선진복지정책의 기틀을 마련해야 하겠다.'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부르즈 칼리파에서 저녁에는 분수쇼를 볼 수 있었는데 부산역 앞 분수쇼가 더 아름답다는 의견과 롯데월드타워의 전망이 훨씬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참고자료]

- 네이버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백과사전

- 리포트(신행정수도 및 신행정도시 해외 사례 )(#01) 푸트라자야(말레이시아), 출처: 해피캠퍼스

- 리포트[세계의역사C형] 싱가포르관련자료를 인터넷을 통하여 3건, 출처: 해피캠퍼스

- 각 대사관 홈페이지 및 인터넷 자료

- 방문지 안내 리후렛


위 내용은 제7대 서울 강북구의회 공무국외연수(해외연수) 결과보고서 내용의 일부이고 참고자료 또한 같은 결과보고서 말미에 수록되어 있는 목록들입니다. 적잖은 세금을 사용해서 '공무'로 다녀오는 해외연수 결과보고서의 내용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인터넷 백과사전은 물론, 주로 대학생 리포트를 공유하는 사이트까지 포함된 참고자료 목록 역시 민망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잊을 만하면 도마에 오르는 지방의원들의 해외연수,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모호한 연수 목적, 조악한 결과보고서, 관광명소 중심의 일정


제가 사는 서울 강북구의회의 해외연수 현황은 어떤지 궁금해 강북구의회 홈페이지에 접속했으나 결과 보고서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열람이 용이하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북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조례가 지난 9월에 제정되었지만 2017년 해외연수는 8월에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주 만에 결과보고서를 받아볼 수 있었고 파일 용량에 따른 과금방식으로 인해 6만원의 비용을 납부해야 했습니다.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7대 강북구의회 임기(2014년 7월~현재) 동안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영국,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대만, 홍콩, 마카오, 호주, 뉴질랜드, 아랍에미리트로 총 6차례의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고 구본승(무소속), 이용균(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12명의 의원이 2~4차례 참여했습니다. 


내용을 천천히 살펴보면 강북구의회의 해외연수 역시 '관광성 외유'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연수의 목적을 살펴보면, 방문지가 어디이든지 천편일률적으로 '선진지 비교시찰', '우수사례 벤치마킹으로 의정활동에 반영'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강북구의 현안과 비교해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추상적으로 복지, 교통, 문화 등의 분야에서 강북구와 특정도시를 비교하겠다고 합니다. 특히 강북구가 '역사·문화·관광의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는 이유로 강북구와 여건과 상황이 판이하게 다른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고 합니다. 그 결과 융프라우 산악열차도, 베네치아 곤돌라도, 두바이의 초고층빌딩인 부르즈 칼리파도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 버립니다. 


연수 목적이 모호하고 불분명하니 몇몇 관공서를 공식방문하는 일정 이외에는 대부분 관광명소를 방문하는 일정으로 채워집니다. 심지어 2박 3일 일정의 해외연수를 떠나 겨우 한나절 반만 목적지에 체류하는 경우도 두 차례나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외연수를 통해 행정과 접목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는 경우는 전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과보고서 말미의 성과와 시사점 항목은 '북한산 등 강북구의 명소를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기 위해서 무엇보다 인프라의 구축이 최우선임을 확인할 수 있었음'과 같은 추상적이고 일반론적인 서술로 마무리되어집니다. 심지어 싱가포르 연수의 특이점으로 '펼치면 의자가 되는 다용도 지팡이'를 사례로 든 의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실망스러운 건 '베끼고 짜깁기해서' 작성한 결과보고서의 조악한 수준입니다. 보고서의 대부분은 마치 기행문처럼 방문국가의 일반현황과 방문지에 대한 설명으로 채워집니다. 그나마 서두에 언급한 각종 인터넷 참고자료와 방문지 소개자료를 복사해서 작성한 내용이어서 해당국가를 방문하지 않아도 인터넷으로 충분히 작성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심지어는 특정 인터넷 사이트의 내용을 통째로 복사해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견됩니다. 6차례 해외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1억 1천여만원, 1인당 310여만원 꼴입니다. 막대한 세금을 사용한 결과가 인터넷에서 베끼고 짜깁기한, 기행문 수준의 보고서라면 '혈세낭비'를 넘어서는 '세금 도둑질'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관련 제도 정비, 감시와 견제로 바로잡아야


더욱 문제는 강북구뿐 아니라, 모범사례로 꼽히는 몇몇 지방의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의회의 상황이 비슷하다는 점입니다. 관행적으로 반복되는 지방의회 해외연수 문제, 어떻게 하면 바로잡을 수 있을까요? 


'구로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조례'를 대표발의해 통과시키며 공무국외여행 문제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김희서 구로구의원(정의당)은 언론 기고글( http://www.redian.org/archive/113784)에서 1)예산이 있으니 관례적으로 다녀온다는 안이한 인식과 시스템, 2)구체적인 목적과 목표의 부재, 3)불투명한 사전준비와 사후검증을 핵심적인 이유로 지목한 바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밀하고 투명한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운영을 통한 타당성 심사, 결과보고서의 내실있는 작성 및 공개 의무화 등 관련 제도의 정비와 함께 지방의회 차원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에 만들어진 강북구의회 의원 공무국외여행 조례 제5조(심사기준) 1호에는 '공무국외여행은 지역 현안에 대한 비교시찰 및 의정활동 향상을 위한 여행이어야 하고, 국외여행 이외의 수단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계획과 관광성 일정은 배제한다'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민들의 혈세를 사용하는만큼 반드시 타당한 필요와 목적이 있을 때에만 공무국외여행을 진행한다는 각오와 소신을 지방의원 스스로 가져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시민사회의 매서운 감시와 견제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정의당 강북구위원회는 7대 강북구의회 해외연수의 목적과 필요성이 타당했는지를 검증하기 위한 주민감사 청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관광성 외유'논란의 반복을 막기위해 우리동네 구의원들의 해외연수 결과보고서부터 확인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미지 출처 : http://news.joins.com/article/18673961



Posted by 김일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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